나의 이야기
137번째
김동운
2013. 1. 28. 15:50
어머니를 찾아 뵈었다.
보름 전에 비해 상태가 더 나아지신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점심 식사를 마치신 후라 잠에 취해 계셨다.
나를 바라보시는 목 놀림이 보름 전에 비해서는 훨씬 좋아보이셨지만
눈맞춤은 예전과 다름이 없으시고 촛점도 그리 맑아보이시진 않았다.
병실과 가까이 있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려 눈길을 주니 예전에 어머니 간병 하신던 분이
고개를 내미셨다. 인사를 올리니 '여전하시네요' 하셨다.
3년전 어머니가 누워 계셨던 병실에서 간병을 하시던 분인데 중국에 있는 손자 일때문에
일을 그만 두시고 중국으로 들어가셨다가 지금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일을 하고 계신다 하셨다.
어머니 손을 만져보았다. 영양부족 탓인지 손이 까실까실 했다.
이불을 걷어내어 보니 손 곳곳이 허물이 벗겨져 있었다. 가슴이 아렸다.
그저 죄송합니다란 말만 남기고 분당공원으로 향했다.
이제 쌓인 눈은 거의 녹았다.
파란 하늘만 물끄러미 바라보다 돌아서 왔다.
내일 모래가 삼년되는 기일이라서 제사상 차릴 장을 보았다.
내 손으로 보낸 사람을 위해 그래도 성의껏 장을 보아야 하는데 카트를 끌며
마트를 혼자 빙빙 도는 모습이라니....참 딱하기도 했다 스스로에게.
어수선한 한 주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