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전인데 햇살은 몹시 따가웠다.
커피 한 잔을 따라 놓고 담배 한 대를 피웠다.
많은 슬픔을 둘러싸고 있는 산자락에서 뻐꾸기 한마리가 울고 있었다.
뻐~꾹 뻐~꾹.
뻐꾸기는 알을 낳아 새끼를 부화시킬 수가 없어 다른 새 둥지에 자기 알을 낳는다한다.
알이 부화되어 새끼가 태어나면 자기 새끼에게 어미 목소리를 들려주려고
새끼가 보이는 먼 곳에서 뻐꾹뻐국하고 운다고 한다.
그래서 뻐꾸기 소리는 크기도 하다.
그 소리가 산자락에 부딫혀 메아리가 될 정도이니 우렁차기도 하다.
아마 자신의 새끼를 키우지 못하는 부모 마음이 하도 애닯아 피를 토하듯
목놓아 울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넋을 놓고 내 슬픔 앞에 퍼질러 앉아
뻐꾸기 소리를 한참 들었다. 어릴적 외가댁 농막에서 들었던 뻐꾸기 소리가 생각이 났다.
더운 여름날 그 농막에 가면 언제나 뻐꾸기가 울고 있었다.
흠집이 난 여름 과일이랑 채소를 먹으며 먹는 내내 뻐꾸기 소리를 들었다.
아직은 새끼를 부화시키는 때가 아님에도 뻐꾸기는
내가 자리를 뜨는 그때까지 열심히 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