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10번째

김동운 2012. 6. 7. 14:10

 

무려 2500Km를 차로 달려 도착한 곳이 분당이었다.

30분이면 도착 할 거리를 7박8일 만에 도착했다.

뜨거운 햇살이 가득한 이곳에 역시 혼자만 덩그러니 있었다.

그렇게 서 있었다.

찌지굴 대는 새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이름모를 새 두마리가 퍼덕이며 날라다녔다.

한 녀석이 한 녀석을 죽자고 따라다녔다.

아주 날렵한 모양으로 공중제비를 했다.

한 일가를 이루고자 저리 애를 쓰는가보다 싶다.

지난 주 따라 놓은 종이컵엔 풀을 쑤어 놓은 것처럼 커피가 엉겨있었다.

컵을 뒤집어 툭툭 털어본들 그 내용물이 모두 털리지 않았다. 진득한 커피가 손에 묻었다.

되는대로 윗옷에 손을 쓱쓱 문질러 닦아내었다.

한 동안 새소리가 들리더니 이제는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그래서 나도 돌아서 왔다.

자유롭고자 떠난 길 끝에 내가 잡고 일어선 것은 결국 여기.

많은 이들의 걱정을 등지고 얻은 게 고작 이것인가싶다.

참 고약하단 말 밖에.....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2번째  (0) 2012.06.18
111번째  (0) 2012.06.11
109번째  (0) 2012.05.28
108번째  (0) 2012.05.21
107번째  (0) 2012.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