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번째 일요일 일상 1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대령하기 위해 주전자에 물을 넣어 끓인 적이 있었다. 적당히 물이 끓을 쯤이면 주전자 주둥이 입구에서 휘파람 소리가 났었다. 철 수세미로 가끔씩 닦아 놓으면 끍힌 자욱따라 반짝반짝 광채가 고울 정도였다. 지금은 물때가 끼고 손잡이와 꼭지엔.. 나의 이야기 2013.05.13
141번째 토요일에 비가 내렸었어? 일요일 아침 날씨가 내게 물었다. '아마 아닐걸'이라 할만큼 일요일 아침 날씨는 최고였다. 어머니께 가는 길엔 봄나들이 나온 차로 북적였다. 장터국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어머니를 뵈었다. 길던 머리를 꼭같은 길이로 자르셨다. 병원에서는 모양새보다는 날.. 나의 이야기 2013.04.23
140번째 제주도 여행을 다녀 온 주 일요일. 한 달만에 어머니를 뵙고 왔다. 병석에 계신 어머니를 두고 여행을 다녀 온 죄 사죄 드릴겸해서. 병실에 들어서자 어머님이 알아보시고 우셨다. 한 달전에 비하면 조금 더 호전이 있으신듯 했다. 무슨 말씀을 하시고픈지 눈을 자꾸 맞추셨다. 무슨 말씀.. 나의 이야기 2013.04.04
139번째 토요일 이른 아침 고향 보은을 향해 집을 나섰다. 구정도 지났고 다다음주면 아버님 기일도 있고해서다. 황태포와 술 한잔을 올리고 절 두번을 올렸다. 두시간 반을 내려와 고작 아버님 앞에 머문 시간이라고는 오분여에 불과했다. 지금 난 아버님께 드릴 말씀도 뵐 면목도 없다. 음성에 .. 나의 이야기 2013.02.25
138번째 한달만에 어머니를 뵈러 출발. 일주일전에 명절이었으니 아마도 도로에 차가 많지않겠지 했는데... 아직 녹지않은 눈으로 빙둘러 싸여있는 병원에 도착. 어머님이 계신 203호실 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섰다. 간병인 아주머님이 반가이 맞아주셨다. 인사를 나누고 어머님 곁으로 가니 어머.. 나의 이야기 2013.02.16
137번째 어머니를 찾아 뵈었다. 보름 전에 비해 상태가 더 나아지신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점심 식사를 마치신 후라 잠에 취해 계셨다. 나를 바라보시는 목 놀림이 보름 전에 비해서는 훨씬 좋아보이셨지만 눈맞춤은 예전과 다름이 없으시고 촛점도 그리 맑아보이시진 않았다. 병실과 가까이 있.. 나의 이야기 2013.01.28
136번째 일요일.분당공원엘 다녀왔다. 바로 앞옆 슬픔의 기일인가보다. 많은 가족들이 참석을 해서 음식을 차리고 돌아가며 절을 한다. 서 있기에는 너무 뻘쭘한 상황(넓게 펼쳐친 인원이 절을 하는데 마치 내게 하는 모양이라서)이라 채 주변을 살필 겨를없이 돌아서 왔다. 나의 이야기 2013.01.22
135번째 지난 토요일 이 주만에 어머니를 뵈었다. 비록 콧줄로 식사를 하시고 계셨지만 식사량이 조금 많아져서일까 상태가 조금 더 호전 되으셨다. 의식은 예전과 다름이 없으셨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어머니를 뵙고 나와서 병원 밖. 꽁꽁 언 남한강을 한참 바라보았다. 꾸르릉꾸르릉하.. 나의 이야기 2013.01.14
134번째 일요일. 결국 나는 불효의 길을 선택했다. 어머니 뵙기를 하지 않고 분당공원에만 다녀왔다. 산등성이 따라 무성한 나무 밑둥지에 하얗게 쌓여 있는 눈만 내 눈에 넣고 왔다. 둘러보니 식구슬픔만 눈이 깨끗이 털여있었다. 그러면 무엇하나 시리도록 차가운 냉기는 어쩔수 없었다. 나의 이야기 2013.01.08
133번째 내린 눈과 추위를 핑계로 어머니께 가보지 않는 자식이 세상천지 나 말고 누가 있으랴! 해가 바뀐 첫날 도저히 더 이상 집에 있을 수가 없어 길을 나섰다. 다행히도 큰 길에 뿌린 염화칼슘 덕분으로 눈은 녹아 있었다. 어머님은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 계셨다. 세분의 다른 할머니.. 나의 이야기 2013.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