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12번째

김동운 2012. 6. 18. 14:16

 

일요일에 운동 선약이 있어서 토요일 아침 일찍 분당공원을 들렸다.

풀처럼 변해 있는 지난 주 커피를 탁탁 털어버리고 새 커피를 한 잔 따랐다.

오늘은 할 얘기가 있어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잔듸밭에 나의 슬픔과 마주 앉았다.

우선 담배 한대에 불을 붙이고 길게 아주 길게 담배연기를 마시고는

후욱하고 입밖으로 내쉬었다.

지난 금요일 임원회의를 통해 그동안 몸담고 있던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사임 했노라 전했다.

특별한 계획이 있어서 그리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최선이라 판단 했기에

그리 했노라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고 다짐을 받았다.

손가락 끝으로 찔러도 들어갈 자리없이 빼곡하게 녹색 나뭇잎을 덮고 있는

산자락을 할 일없이 바라보며 다시 담배연기 한모금 후~욱.

내가 결정한 일은 그 어떤 일이라도 무조건적으로 내 편이 되어주던 당신의 목소리만 없을뿐.

'잘 하셨어요' 앞뒤 얘기를 듣지않고도 분명 그리 말을 했겠죠.

그때까지 뻐꾸기도 울지않았다.

눈물이 날 것같아 먼 산을 멍!

그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서 너무도 가문 햇살 속에서

그리 헤매다가 돌아서는데 뻐꾸기가 뻐국하고 두서너번 울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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