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가 시작되는 첫날.
휴가 여행을 떠나는 인파로 도로 정체가 심할 것을 각오하고
어머님을 뵈러 아침 일찍 서둘러 출발했다.
아무리 늦어도 두시간이면 도착 할 곳을 무려 다섯시간을 소비하고서
간신히 어머니 계신 병원에 도착을 했다.
바깥 날씨가 너무 더워 걱정을 했었는데 그래도 병실 내부는 시원했다.
병원생활을 하신지도 벌써 사년이 되어 간다.
뇌경색이 점점 심해지셔서 이번에 뵈니 손을 많이 떠신다.
떠는 손을 잡으려 하니 힘을 주어 피하신다.
말씀을 못하시니 서로 주고 말도 적다. 해 드릴것이 없다.
불효란 말조차 꺼낼수가 없다.
다섯시간을 소비해 이곳에 왔는데 고작 머문 시간은 삼십분 이었다. 후우!
돌아오는 길은 그나마 도로사정이 좋았다.
근 삼주만에 분당을 들렸다.
종이컵에 담긴 커피와 한 다발의 흰 국화꽃이 바싹 말라 있었다.
웃자란 풀을 정리했다.
달구어진 돌이 너무 뜨거워 '괜찮은지요'하고 물었다.
내가 다녀오지 못한 동안 누가 다녀간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