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운동이 몸에 부담이 되었나보다.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비 내릴 조짐이 있음에도 분당공원으로 차를 몰았다.
공원으로 가는 도중 차창으로 빗방울이 조금 떨어졌다.
비를 핑계로 집에 있으면서 궁금해 하는 것보다는 길을 나서는게 백번 잘했다 싶었다.
일찍 서둘러 온 사람들이 많다. 길가에 차를 주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벌초를 깨끗이도 해 놓았다.
주변에 꽂아 둔 조화를 한쪽으로 치워 놓았길래 원위치를 해 놓았다.
원위치라고 해 봐야 고작 철사심을 가진 조화를 가져다가 주위 땅에 나란히 꼽는것이 전부였다.
벌초를 하면서 더럽혀진 돌도 두서너번 닦았다.
그러고 난 후 일어나 내려다 보니 거의 제 모습으로 돌아왔다.
눈을 들어 주변을 살펴보았다. 이제 나무 제일 끝자락에 가을이 걸려 있음을 눈치챘다.
단풍이 아직 들지는 않았지만 단풍이 들고 있음을 간신히 숨기고 있는것이 내 눈에 들어왔다.
낡고 색바랜 조화가 쓸쓸하고 낯설어 보였다.
사간 커피 한잔을 앞에 놓고 잘 마시라하고 돌아서 왔다.
차암! 매정한 사람이라 돌아서는 내 뒤퉁수를 보고 한마디 내던지고 있는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