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39번째

김동운 2013. 2. 25. 15:58

 

토요일 이른 아침 고향 보은을 향해 집을 나섰다.

구정도 지났고 다다음주면 아버님 기일도 있고해서다.

황태포와 술 한잔을 올리고 절 두번을 올렸다.

두시간 반을 내려와 고작 아버님 앞에 머문 시간이라고는 오분여에 불과했다.

지금 난 아버님께 드릴 말씀도 뵐 면목도 없다.

음성에 계신 장인어른 산소 앞에 서서도 마찬가지였다.

읍내에서 산 흰 국화 몇송이를 바치고 절 두번 올리고 이내 돌아섰다. 드릴 말씀이 없어서이다.

지척에 계신 장모님도 차마 뵐 면목이 없어 돌아서 왔다.

이를 후에 아신다면 섭섭하시다 하실지 몰라도 지금의 난 장모님 뵐 면목이 없다.

3번 국도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다가 분당공원엘 들렸다.

보은 들러 음성들러 왔노라 말하고 돌아서 왔다.

집에 도착하지마자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잘 앓지 않던 몸살이 왔다.

이젠 하루 거리에 있는 이 일도 감당을 못하나보다. 몸도 마음도 나약해 졌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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